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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16-22 아내와 함께 한 한라산 - 한라산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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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추억을 안겨 준 가을 한라산

:2016년 11월 8일 산행 (324-2016-22) - 아내와 함께.

 

백록담.

 

 

성판악(10:04) - 진달래밭대피소(12:03) - 백록담(13:41) - 삼각봉대피소(14:53) - 관음사주차장(17:04)

: 약17km, 약 7시간 소요 (빠르게)

 

 

 

많지 않은 아내의 휴가.

오래전 부터 한라산에 가보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한다.

새벽 5시에 눈을 떠 부산으로 향해 7시 30분에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두개인 김해공항 활주로를 하나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관계로 30분 지연.

제주 렌트카 차고지 이동문제로 30분 지연.

우여곡절 끝에 10시, 성판악주차장에 도착한다. 

 

 

 

 

7:30분 제주행 이스타항공에 몸을 싣는다.

 

 

 

 

 

진주를 출발할 때 한두방울 내리기 시작한 비는 성판악에 도착했을 때 성난 바람과 함께 거세진다.

비록 거센 비바람이 불지만 비옷에 몸을 숨기고 안개속 단풍길을 상쾌한 기분으로 천천히 걷는다.

기분 좋게 한라산 숲길을 걷는데 눈에 들어 오는 머리를 때리는 현수막의 글귀.

"진달래밭 대피소 통과시간 12:00"

 

 

 

10시 비바람 치는 성판악 출발.

 

 

 

 

그제서야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속보로 걷는다.

뒤 따르는 아내의 거친 숨소리를 뒤로 하고 속도를 더 낸다.

성판악에서 진달래밭대피소까지 6.3km.

혼자 간다면 시간이 충분하지만 요즘 산을 멀리한 아내에게는 무리다.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새벽부터 분주했던 걸음이 헛되지 않으려 아내도 힘을 내어 따라준다.

 

 

 

 

 

 

 

 

 

 

 

 

 

 

 

사라오름 갈림길 도착시간이 11:40분.

진달래밭대피소까지 1.5km.

오름이 심한 1.5km를 20분 안에 올라야 한다.

더 빨라지는 걸음과는 달리 처지기 시작하는 아내.

"먼저 올라 대피소를 통과해 기다릴테니 최대한 빨리 와"

먼저 12시 안에 도착하면 늦게 온 아내도 통과 시켜줄거라는 착각을 하며 오르막길을 달린다.

 

 

 

 

 

 

 

 

11:57분 겨우 진달래밭대피소를 통과한다.

젊은 국공이 "진입금지" 입간판을 들고 섰다. 그리고 정상을 오르려면 빨리 출발하란다.

아내가 아직 오지 않아 기다려 같이 갈거라니 12시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다고 얼음장을 놓는다.

마음을 조리며 기다니는데 저멀리 아내모습이 보인다.

12시 03분.

이제 아내가 왔으니 올려보내 달라고 부탁해 보지만 젊은 국공은 요지부동이다.

3분 늦어 정상을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에 20여분을 부탁해 보지만 젊은 국공은 꿈쩍도 않는다.

그때 귓가를 때리는 아내의 한마디

"내려 갑시다, 내일 새벽에 다시 오면 되지"

 

 

 

11시 14분 : 속밭대피소.

 

 

 

 

큰일이다.

새벽에는 다시 오기 싫고, 한참을 생각하다 결심한다.

오늘 어떻게던 정상을 정복하기로.

국공에게 애원도 포기하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며 오른쪽 사면을 살핀다.

오른쪽은 노출이 심하고 산죽도 무성해 무리라 판단.

길을따라 내려가다 왼쪽 산죽밭으로 들어간다.

아내도 아무말 없이 뒤따른다.

 

 

 

진달래밭대피소 개척산행.

 

 

 

처음에는 유순하던 산죽밭길.

경사가 심해지자 산죽 속에 숨은 바위와 물구덩이에 속수무책이다.

노출이 심한 지대를 피해 빠르게 나무숲으로 숨어드는데 물구덩이에 발을 헛 딛는다.

헛 디딘 종아리에 쥐가 내려 안정을 취하는 그때

아내가 돌뿌리에 걸려 크게 넘어지며 던진 외마디.

"그냥 돌아 갑시다"라며 울먹인다.

그런 아내를 등산로에 접근 했다며 진정시키고 개척산행을 잇는다.

 

 

 

정상을 향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등산로.

정신을 차리니 새벽 5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정신없이 달려다 보니 배고픔을 잊은 모양이다.

준비해온 컵라면을 먹을건지 아내에게 물으니 막걸리나 한잔 먹고 빨리 정상으로 향하잔다.

정상까지 1시 30분 안에 도착해야 하기때문이다.

 

 

 

 

 

 

 

 

 

 

 

 

 

 

 

정상 하산 시간이 13시 30분 이기에 또 다시 아내와 짧은 이별이다.

먼저 정상에 도착해 아내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정상 도착 시간이 10분 늦은 13시 40분,

저 멀리 아내가 힘겹게 정상을 오르는 모습이 안스럽다.

그 모습 뒤로 들려오는 방송.

"시간이 지났으니 빨리 하산 하십시요"

 

 

 

 

 

 

 

 

 

 

백록담.

 

 

 

 

정상에서 주어진 시간은 찰라다.

그 찰라의 시간에 백록담도 보고 정상 인정샷도 찍는다.

찰라의 시간에 아내도 희열을 느낀 모양이다.

지금까지 한라산 정복의 희열에 취해있다.

 

 

 

여유로운 백록담에서.

 

 

 

 

 

 

사라오름.

 

 

 

 

 

 

한라산 정상은 우박이 떨어지고 고드름이 얼었다.

 

 

 

 

 

 

구상나무.

 

 

 

 

 

 

운해.

 

 

 

 

 

 

백록담 사면.

 

 

 

 

 

장구목.

 

 

 

 

 

 

한라산 북릉.

 

 

 

 

 

 

 

 

 

 

 

 

마지막 한라산 정상에서 여유를 즐기는 아내와 나에게 들려오는 스피커의 울부짖음.

"빨리 하산 하십시요"

한라산 정상은 차갑다.

아니 한라산 사람들이 차갑다.

산이 좋아 찾아온 사람들에게 너무 차갑다.

 

 

 

늦은 점심.

 

 

 

하산길.

여유가 생긴다.

라면도 먹고

사진도 많이 찍는다.

아내도 여유롭게 하산길을 따른다.

 

 

 

장구목.

 

 

 

 

 

 

왕관릉.

 

 

 

 

 

 

삼각봉.

 

 

 

 

 

 

 

 

 

 

 

 

절정인 탐라계곡 단풍.

 

 

 

 

 

 

 

 

 

 

 

 

 

 

 

 

 

 

 

 

 

 

 

 

 

 

단풍길.

 

 

 

 

 

용암길.

 

 

 

 

 

 

관음사 하산길.

 

 

 

 

 

구린굴 입구 - 구린굴은 제주도 용암굴중 가장 고도가 놉은 곳에 위치한 굴이며 내부가 넓고 2층 구조로 되어있다고 한다.

 

 

 

 

 

 

관음사에서 성판악까지 택시비 15000원으로 원점회귀.

 

 

 

 

 

 

한라산 Bye, Bye.

 

 

 

 

 

 

여름 백록담을 꿈꾸며,.....

 

 

 

 

안전하게 하산해 한라산행을 마무리 한다.

순탄하지 못했던 아내의 첫 한라산행은 오래도록 추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