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산행 끝에 잘못된 만남.
:2019년 9월 7일 산행 (419-2019-27) - 영랑18산우회 번개산행.
별바위등.
양정(08:10) - 작전도로 - 벽소령대피소(11:31) - 삼정능선,점심(13:30-15:20) - 별바위등 (15:28) - 도솔암 (16:15) - 양정(17:44) : 18.85km(gps기준), 약 9시간 34분소요(점심및 알탕, 휴식시간 포함, 천천히).
산행 전날 역대급 바람을 동반한 태풍 링링이 지나고 난 하늘은 너무나 고요하다.
불어난 계곡을 피해 부득히 작전도로로 착한 산행을 계획하고 함양 삼정으로 향한다.
양정에서 출발한 산행은 초반 습한 날씨에 많은 땀을 흘리고 작전도로에 도착하니
굳게 닫힌 차단기 앞에 놓여진 입간판 문구
"입산통제"
공단 직원이 출근이 늦어 입간판을 치우지 못 한 거라 애써 외면하고 여유롭게 작전도로를 걷는다.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과 부러진 가지 속에 잣과 잘 익은 다래를 따 먹으며 즐겁게 벽소령대피소로 향한다.
양정에서 산행 시작.
마가목이 익은 걸 보니 가을이다.
태풍 링링이 지나간 작전도로.
마천 방향.
부자바위골.
작전도로 끝에 위치한 벽소령대피소 계단 밑에서 시원한 맥주로 흘린 땀을 보충하고 대피소를 오른다.
새단장을 한 벽소령대피소가 고요하고 적막하다.
대피소 마당 양옆으로 세워진 '출입통제' 입간판과 볼펜과 장부를 들고 나오면서 '왜 왔냐고' 쏘아 붙이는
공단직원을 직면 하고서야 뭔가 잘 못 됨을 알게 된다.
"모두 민증을 제출해 주십시요"
놀라 반사적으로 향변 아닌 향변을 한다.
"태풍도 지나가고 길따라 올라 왔는데 왜 그러십니까?"
태풍은 지나 가도 쓰러진 나무가 정리 되지 않아 지리산 전구간이 통제란다.
순간 작전도로 찬단기 앞을 지키고 있던 "출입통제" 입간판이 뇌리를 스친다.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사정 해 보기로 하고
"사장님 출입통제 입간판은 보긴 했는데 미처 직원이 치우지 못 한 줄 알고 올라 왔습니다."
"바로 올라 온 길로 내려 갈 테니 한 번 만 선처를..."
어떨결에 내 뱉은 "사장님" 말에 공단 직원은 '빵' 터지고 지도장 발부로 착한 산행으로 시작된 잘못된 만남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고 반갑지 않던 만남과 이별을 하며 작전도로를 따라 즐겁게 내려온다.
새 단장한 벽소령대피소.
삼정능선이 구름에 잠기고 있다.
즐겁게 작전도로를 내려오며.
연하천대피소 갈림길에서 삼정능선으로.
사슴뿔 버섯.
샘.
삼정능선으로.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 오다 연하천 대피소 갈림길에서 삼정능선으로 향한다.
삼각고지에서 별바위등으로 가려던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삼정능선은 이미 구름에 잠겼고 별바위등 전망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길게 이어진 점심.
조망은 없지만 노송이 반겨 주는 삼정능선.
지나온 능선.
별바위등.
조망 없는 별바위등.
천왕봉이 살짝.
중봉과 천왕봉이 순간 보였다 사라진다.
도솔암.
도솔암에 과일 공양하고.
긴 점심과 빠른 하산으로 추석 전 지리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
착한 산행으로 시작한 작전도로 산행은 웃지 못할 이야기와 추억을 남기며 마무리되고
많은 축억을 남긴 태풍 링링은 지리산 기억의 편린으로 남아 우리들의 가슴 속을 오래도록 유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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